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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스토리/위스키

글렌리벳 15년 시음 후기(반전주의)

by 홍차파파 2022. 11. 24.

안녕하세요 후추파파입니다~
오늘은 최초로 합법적인 위스키 면허를 발급받아
한때 여러 위스키 이름을 글렌리벳으로 불리게 했던,
그래서 자신들의 이름에 정관사 The를 붙여
원조임을 알린
싱글몰트 위스키의 기준격이 되는 위스키의 시음 후기를 공유드리겠습니다 ㅎㅎ

최초의 합법적인 위스키 면허 등과 관련한 재밌는 일화는
유튜브에서 많이 다뤄졌기 때문에 스킵하도록 하고용
싱글몰트 위스키 맛 지표의 중심점에 위치한다고 하여
꼭 먹어보고 싶었던 증류소이기에 한 번 사봤습니다 ㅎㅎ
사실 12년을 먹어봤으면 제일 좋았겠으나
한창 글렌피딕15랑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프렌치 오크 리저브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
글렌리벳15년으로 구매하였습니다~!

아래 후기는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이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도수 : 40%
용략 : 700ml

레그: 생각보다 빨리 떨어집니다. 림이 되게 얇게 발리고 바로 떨어지네요

색상: 꽤나 밝은 호박색인듯하면서도 막상 잔에 따랐을 때는 그리 밝아지지 않습니다
물론 12년이나 여타 10년급 위스키에 비하면 진한편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우디함이 먼저 올라옵니다(생 나무판자 같은 느낌) 에어레이션이 좀 되어서 아주 가벼운 향들은 날라가버렸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는 하나 처음 뚜따했을 때도 프루티, 플로럴이 지배적인 첫인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우디함 뒤에는 약간의 시트러스한 느낌과 함께 알싸한 알콜취가 느껴지는데요
처음 오픈했을 때도 이 알싸한 알콜취를 느꼈기 때문에 에어레이션이 되면 더 부드러워질까 궁금했었지만 현재 에어레이션이 꽤 된 상태에서도 그 느낌이 남아있는 듯합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저숙성에서 느껴지는 알콜취 같다고 느껴지기도 해서 15년 숙성이 맞나? 싶은 생각도 했었습니다...

아주 약하게 볶은 듯한 몰티함도 함께 느껴지는데 역시나 다른 제품에 비해 특이점을 찾기가 힘드네요
좋게 보면 굉장히 보편적이고 중심을 잘 잡은 거지만, 나쁘게 보면 뚜렷한 개성이나 특이점을 찾기가 힘들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알콜 부즈가 그리 심하진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약간 싸한 알콜 느낌이 계속 느껴집니다... 이게 저만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프렌치오크에서 추가 숙성한 영향인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40도로 낮은 도수라 그런지 혀에 닿자마자 부드러운 첫인상을 남겨줍니다.
싱글톤처럼 바로 단맛이 치고 오는 것이 아니고 쌉쌀 고소한 맛이 쫙 퍼졌다가 ->끝에 단맛이 사르르 퍼지네요 (이것이 고진감래...?)
입 안에서도 알싸한 알콜취가 퍼지면서...15년 숙성이 맞나...? 혹시 저숙성인가 싶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맛있는 스파이시 느낌이 아닌, 쌉쌀한 맛에 약간의 떫은 느낌도 나는 듯하면서 목구멍 위쪽에 약간 타격을 주고 넘어가는 느낌에 생각보다 아쉽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글렌리벳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뚜따한지라 실망도 컸었고... 시간이 좀 지나면 부러워질 거라 생각한 예상과 다르게 그리 눈에 띄게 좋아지진 않았기에 더 당황했었어요 ㅠㅠ)


사실 여기까지 맛보았을 때는 맛도 아쉽고, 특징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니 술장에서 여러 후보를 제치고 글렌리벳15를 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냥 부드럽고 무난한 맛을 즐기려면 발렌타인 17을 택하게 되고 그렇다고 하이볼을 말아먹자니 가격이 좀 아쉬워서 굉장히 애매한 포지션이었는데요...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얘를 캐리어에 넣고 이동을 하고 나니 갑자기 맛에 반전이 생겼습니다...!
병이 흔들리면서 에어레이션이 급격히 가속화된 건지 향과 맛에서 변화가 생겼더라구요


변화된 향
기대 안 하고 뚜껑을 열었는데 정말 부드럽고 달달한 바닐라 같은 향이 솔~ 나서 깜짝 놀랐어요
오크향도 밸런스있게 안정화되고 알씨한 알콜취도 눈에 띄게 가라앉았네요

변화된 맛
이전처럼 쌉쌀한 맛이 오고 단맛이 끝에 살짝 오는 게 아니라 입에 닿자마자 엄청 부드럽고 젠틀한 단맛이 입안 전체에 퍼집니다. 저의 혹평을 들어오셨던 아버지께서도 딱 맛보시더니 응? 되게 부드럽고 달달하니 맛있는데? 라고 하실만큼
단순한 편견, 기분탓을 넘어서서 명확히 맛있다고 느낄 만큼 술이 완전 달라져 버렸어요
제가 직접 옮긴 것이 아니라면 안에 내용물을 바꿨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거친 알콜취, 좋지 않은 스파이스들도 전부 밸런스가 잡혀 기분좋은 몰트향과 향긋한 배의 껍질 같은 느낌이 부드럽게 다가옵니다. 약간 모과 같기도 하고 수박껍질 같기도 해서 시원하면서도 상큼 달달한 느낌이 드네요 ㅎㅎ
목넘김도 굉장히 부드럽고 단맛이 꽤 오래가며 끝에 씁쓸하던 맛도 없어서 깔끔하니 좋네요!

혹시 글렌리벳15년이 만족스럽지 못하셨던 분들은
조금 흔들어서 강제 에어링을 시킨 뒤에 드셔보세요 ㅋㅋㅋㅋ(주의!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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